“제2 이청용 나오려면 내가 나가야” 박지성, 대표팀 은퇴 시사
입력 2010-12-16 21:21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11년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16일 제주도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 대표팀과 명지대와의 연습경기를 관람하던 중 취재진과 만나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이처럼 박지성이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가장 큰 이유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후배들에게도 이청용 같은 선수가 또 나오려면 자신이 대표팀에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성이가 A매치로 한국을 다녀올 때 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한다”며 “의사도 박지성이 오랫동안 비행기를 타면 수술했던 무릎에 물이 찰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지성은 지난 6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2011년 아시안컵 우승이 선수로서 마지막 목표”라고 밝혀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또 남아공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이 끝난 이후 “내 마지막 월드컵이 끝났다”고 말해 대표팀 은퇴 시기가 늦어도 내년 아시안컵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남아공월드컵이 끝난 후에는 대표팀 은퇴와 관련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대표팀 은퇴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27일 아시안컵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하는 박지성이 대표팀 은퇴와 관련한 입장을 직접 밝힐 가능성도 높아졌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진출하려면 박지성의 힘이 필요하다”며 “박지성과 은퇴 시기를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성이 내년 1월 아시안컵 이후 은퇴하면 2000년 4월 5일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아시안컵 1차 예선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후 11년 만의 대표팀 은퇴가 된다. 박지성은 현재 94경기의 A매치에 출전해 13골을 기록 중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