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운영자 “사례금 현장소장에게 주지만 실제 받는 사람은 따로 있을 것”
입력 2010-12-16 22:05
“함바집 운영권은 인맥과 ‘피(뒷돈)’를 얼마나 쓰느냐가 관건입니다.”
16일 만난 함바집 운영자들은 운영권을 따기 위한 ‘뒷돈’ 거래를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난 송모씨는 지난 수년간 중소 규모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함바집을 운영하다 시공사 부도로 잠시 쉬는 중이다. 현재 서울 외곽에서 함바집을 운영하는 신모(여)씨는 “오래 전부터 있어온 일인데, 왜 갑자기 문제가 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도 했다. 과거 함바집을 운영했던 김모(여)씨는 운영권에 대해 “큰 시공사까지는 모르겠지만 공개입찰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사례금조로 주는 ‘뒷돈’은 누구에게 건네는 건가.
“현장소장이다. 계약서에 계약금 명시가 없는 뒷거래다. 그런데 준 돈을 현장소장이 다 가질 수 있겠나. 실제 받는 사람들이 별도로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맥을 제공한 사람이나 그 상급자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송씨)
-돈벌이가 많이 되는 것은 맞나.
“예전에는 식당도 해봤는데, 함바집 하고 나서 손님 기다리는 일은 이제 못 하겠더라. 여기(함바집)는 고정고객이 있고 초기 비용(뒷돈)만 들어가면 운영할 때 드는 일부 고정비용 빼고 다른 지출이 없다. 이만한 장사가 어디 있겠나.”(신씨)
-공사가 끝나면 어디로 갈 건가. 함바집은 계속 하기 원하나.
“지금 현장 인근에 또 다른 아파트 공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거기로 가볼까 한다. 사실 그곳도 소개를 받아서 들어가는 거다. ‘함바집 한 번 끝내면 집 한 채 산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한번 해본 사람들은 웬만해서 손놓기 힘들다.”(김씨)
-최근 함바집 비리 관련 소식은 들었나.
“뉴스를 직접 보진 못 했는데, 뒷돈 주고 폭리 취한다는 내용 아니겠나. 그런데 이 일은 원래부터 있어 왔던 일이다. 당연한 일인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신씨)
박재찬 기자, 유동근 윤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