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발언으로 ‘치킨 전쟁’ 2라운드… “2주마다 먹는데, 좀 비싸다”

입력 2010-12-16 18:11

일단락되는 듯했던 ‘치킨 전쟁’이 2라운드로 번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주에 한 번씩 치킨을 사 먹는데,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한다. 영세상권 문제도 있지만 싼 값에 먹을 수 있는 소비자 선택권도 중요하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롯데마트는 최근 ‘통큰치킨’이라는 튀김닭을 5000원에 팔면서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영세 통닭집 입장에서 이를 비판했고, 롯데마트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15일자로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최고 1만8000원 하는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새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공감하는 발언을 한 셈이다.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영세상인 입장과 소비자 입장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했으나, 치킨값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이 특정 업계의 특정 제품 가격을 “비싸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정위는 현재 상위 5개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논란이 벌어질 게 뻔하다.

정 수석의 글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네 치킨집이나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이를 사 먹는 소비자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수석이 글을 올리기 전 청와대 내부에서 통큰치킨을 둘러싼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