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고급정치 하나”… 박지원, 청와대 ‘저급정치’ 공격에 발끈
입력 2010-12-16 22:08
청와대가 ‘형님 예산’ 공세에 ‘저급 정치’라며 역공에 나서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6일 발끈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명박 정권은 인질 구출작전 때도 우선순위가 되는 어린이, 여성, 노인 순서를 무시하고 ‘형님 예산’ ‘영부인 예산’ ‘박희태 예산’만 우선했다”며 “이런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저급정치라고 말하는데 과연 청와대가 고급정치를 하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에 ‘박지원·서갑원 쪽지예산’도 포함돼 있다고 비난한 것에는 적극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는 여수 엑스포 예산, 포뮬러원(F1) 예산”이라며 “한나라당이 ‘물귀신 작전’으로 황당한 변명을 하는 것은 형님 예산에 대한 의구심을 국민 속에 더욱 각인시키는 효과만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외집회에서는 톤을 더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공동 ‘이명박 독재 심판 결의대회’에서 “머리 나쁜 정부와 여당이 날치기를 하면서 필요한 예산을 빠트려서 불교계에 난리가 났다”며 “모든 사찰이 한나라당 출입 금지 푯말에 이어 이 대통령도 출입하지 말라고 써 붙여야 한다”고 했다. 또 “(4대강 사업으로 오염된) 낙동강 상수원의 물은 예산을 많이 확보한 형님, 영부인, 박희태 이 세 분이 맨 먼저 마시게 하고 이 대통령은 계속 이 물을 드시도록 하자”고 비꼬았다.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부산시민의 식수가 오염되건 말건 ‘4대강 미치광이’가 돼 관련 예산을 날치기하고 복지예산을 삭감했다”고 성토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고위정책회의에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의 국고지원금 611억원과 475억원이 각각 삭감돼 65세 이상 어르신 8만명과 32만명의 중증장애인의 혜택이 감소하게 됐다”며 “한나라당의 ‘날치기’ 예산은 다시 한번 반(反)서민 예산임이 입증됐다”고 박 원내대표를 지원했다.
한장희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