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쓴 국회의원들… “다시 몸싸움 의사진행땐 19대 불출마”

입력 2010-12-16 22:09

국회의원들이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 과정과 폭력 사태에 대해 반성문을 썼다.

한나라당 홍정욱 김성식 남경필 의원 등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에 동참하면서 국회가 폭력으로 얼룩지게 한 데 잘못이 있음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 예산안을 국민 입장에서 심의 의결하지 못했고,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앞으로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며 “이를 지키지 못할 때는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당장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가 이들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 의원은 “성명에 참여한 만큼 (외통위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한·미 FTA를 통과시키지 않겠다”며 “(회견에 동참한) 우리 22명이 빠지면 171석을 가진 한나라당 단독으로는 본회의 의결정족수가 안 된다. 이제 18대 국회에서 단독처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회 바로세우기를 다짐하는 의원 일동’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회견은 구상찬 김세연 등 초선 의원 14명이 주축이 됐다. 여기에 황우여 남경필(이상 4선), 권영세 이한구 정병국(이상 3선), 신상진 임해규 진영(이상 재선) 의원이 동참해 무게감을 더했다.

의원 개인 차원의 반성과 사과도 나왔다.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국회 예결위에서 내년도 예산을 심의했는데 서민 예산을 논의하기보다 마치 대정부질문 시간인 것처럼 정략적인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해 국민들께 너무 죄송하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해 ‘쪽지 예산’의 폐해를 막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해뒀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도 “여야가 앞다퉈 민생을 외쳤지만 실세들의 지역구에만 수백, 수천억씩 예산이 책정됐다”며 “나 역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라고 고백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