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생존 위협 ‘티핑 포인트’ 막을 수 있다… 각국 연구팀, 최악상황 막는 해법 제시

입력 2010-12-16 21:29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인간이 아니라 북극곰이었다. 매년 해빙(海氷)이 녹으면서 북극곰들이 살아갈 땅은 줄어들었다. 많은 학자들은 터전을 잃어가는 북극곰이 멸종의 길로 들어섰다는 경고를 내보냈다.

영국 BBC방송과 AP통신은 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CO₂) 방출 감소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북극곰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연구가 동시에 발표됐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지질탐사단(USGS)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해빙 면적 등의 데이터를 분석·연구한 결과를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해빙이 사라져 북극곰이 서식지를 잃더라도 북극곰 생태에 ‘티핑 포인트’(어느 수준에 달하면 극적으로 균형이 깨지면서 변화되는 순간)를 맞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연구팀은 2007년 북극곰이 전 세계에 2만2000여 마리 남아 있고, 3분의 2가 21세기 중반까지 사라질 거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기존 산업구조를 유지하며 대기가스를 방출했을 때를 전제로 했다.

그로부터 4년 뒤 이 연구팀은 “‘티핑 포인트’ 개념은 아무리 온실가스를 줄이려고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한다면 북극곰의 터전인 해빙이 여름철에 완전히 사라지는 불행한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남극자연환경연구소도 “2007년 해빙 면적이 역대 최소로 줄면서 위기설이 나왔지만 2009, 2010년 해빙 면적은 오히려 넓어졌다”면서 “지구 온도 상승을 1.25도 이하로 유지한다면 북극곰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미국 국제식량정책연구소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을 경우 2050년 기온이 20세기보다 6.4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컬럼비아대학 지구관측연구소에선 ‘얼음쟁반(ice cube tray)’이란 이색적인 가설을 제시했다.

온난화가 계속돼도 시베리아 근해의 ‘얼음공장’에서 만들어진 해빙이 바람과 해류에 실려 캐나다 북부 섬들에서 그린란드 북단으로 이어지는 ‘얼음쟁반’으로 이동할 거라는 주장이다. 이 해빙은 곰들의 피난처 역할을 할 것이며 수십 년에서 다음 세기까지 존속할 것으로 연구소는 예측했다.

미국 국립해양포유동물연구소는 북극곰(polar bear)들이 육지에 오르면서 회색곰(grizzly bear)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종(pizzly)이 점점 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