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동모금회, 환골탈태 기대한다

입력 2010-12-16 21:14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액이 15일 현재 224억6100여만원으로 목표모금액 2242억원의 10%에 불과하다. 목표모금액 사랑의 온도를 100도로 했을 때 10.0도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19억8100만원을 모금해 사랑의 온도가 32.54도에 달한 것과 비교할 때 한참 부족한 수치다. 이러다가는 사랑의 온도계가 동파될지도 모른다.

국민들이 공동모금회 기부 활동에 등을 돌린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어수선해진 시국과 대한적십자사의 아이티 대지진 성금 유용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성금 분실, 장부 조작, 공금 유용 등 공동모금회 비리가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공동모금회 임원들의 일괄 사퇴로 그동안 대기업들이 기부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임원진이 새로 구성됨에 따라 대기업들의 연말 기부 활동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는 15일 현재 대기업들의 기부가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삼성 금호 GS 한국전력 우리은행 등의 기부가 사랑의 온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공동모금회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공동모금회는 대기업의 기부에만 목을 매지 말고 코흘리개 어린이부터 꼬부랑 할머니까지 모금 활동에 동참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공동모금회 7대 회장에 선임된 이동건 전 국제로터리 회장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이 회장은 땅에 떨어진 공동모금회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조직의 청렴성 투명성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들을 내놓아야 한다. 올해 안에 청렴하고 신망 있는 인사를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중앙에서 지방 조직의 인사와 예산에 손을 대지 못하는 시스템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 회장이 인터넷을 통해 예산 사용처와 내역을 전부 공개하고, 내부감사제도를 강화해 직원 비리를 원천봉쇄하겠다고 밝힌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다짐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