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예인들은 마약을 한약으로 아나
입력 2010-12-16 17:47
한동안 잠잠하다 싶으면 터져 나오는 게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이다. 이번에도 인기 탤런트와 유명 개그맨이 걸려들었다. 마약은 지인들끼리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사를 확대할 경우 고구마처럼 다수의 연예인이 걸려들 수 있다. 벌써부터 모 연예인의 남편이 있다느니, 모델이 연루됐다느니 소문이 무성하다.
최근 10여일 사이에 수사기관에 적발된 연예인은 3명이다. 지난 4일 인기 탤런트 김성민씨가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15일에는 개그맨 전창걸씨가 대마초 흡입 혐의로 구속됐다. 가수 크라운제이도 해외 체류 중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이들은 모두 연예계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해온 점에 비추어 팬들이 받은 충격은 크다. 김씨는 2002년 드라마 ‘인어 아가씨’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최근 ‘해피 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출연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영화해설가로도 이름 높은 전씨는 1991년 KBS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해 최근까지 SBS ‘접속! 무비월드’와 OCN 드라마 ‘야차’에 출연했다.
연예인들의 반복되는 스캔들에는 마약에 관대한 직업문화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영화배우 김모씨가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라 한약”이라는 발언이 일례다. 그녀는 “연예인 마약 수사는 정국이 시끄러울 때 국민여론 호도용으로 등장한다”고 말해 비뚤어진 사회인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범죄의식이 약해지고 내성만 자꾸 강해진다.
대마초 흡입은 엄연한 범죄다. 마약의 환각작용은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는 중독성을 동반한다. 대마초의 폐악은 히로뽕과 엑스터시 등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게이트 드럭(gate drug)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섭다. 사법 당국도 단속의 끈을 더욱 조여 우리나라를 마약 안전지대로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연예인이 우선순위에 오르는 것은 예방효과를 위한 당연한 조치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