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기다리는 동심 오롯이… ‘산타 할아버지가 올까요?’

입력 2010-12-16 17:37


산타 할아버지가 올까요?/글 콜레트 엘링스·그림 마리알린 바뱅/시공주니어

크리스마스는 연말이라는 시기적 특성과 맞물려 종교와 상관없이 온 가족이 모이는 잔치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들고 오실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1년 중 가장 설레는 날이기도 하다. ‘산타 할아버지가 올까요?’는 크리스마스 전날 할머니 할아버지 댁을 찾은 꼬마 토끼 톰의 가족 이야기를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린 그림 동화다. 톰은 아빠와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거나 사촌들과 함께 벽난로 앞에 모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추억을 만든다. 그러나 톰의 마음 한 구석은 무겁기만 하다. 벽난로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어 산타 할아버지가 못 내려올지도 모르니까. 톰은 사촌형인 다니엘과 나무를 더 넣지 못하도록 하자고 약속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한다. 톰의 귀에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가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전날이 되면 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는 할아버지가 곰 흉내를 낼 때가 제일 재밌어요. 작은

아빠가 나무를 벽난로에 넣었어요. 나는 동동거리며 다니엘 형을 팔꿈치로 툭툭 쳤어요.”(15쪽)

밤이 늦어 어쩔 수 없이 잠자리에 들지만, 톰의 눈은 번쩍 떠진다. 아직도 벽난로에 불이 타오르고 있으면 어쩌지?

“나는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가 거실에 갔어요. 휴! 벽난로 불은 꺼졌어요. 나는 얼른 방으로 올라갔어요. 산타 할아버지랑 마주치면 어떡해요? 심장이 쿵쿵 방망이질 쳤어요.”(19쪽)

불이 타는 벽난로 때문에 산타 할아버지가 못 올까봐, 그래서 선물을 못 받을까 조마조마해하는 아이의 마음이 글과 그림으로 섬세하게 잘 표현돼 있다.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들려주고, 크리스마스가 단순히 선물을 받는 날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따뜻한 추억을 만드는 날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준다.

김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