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들과 함께한 사랑 가득한 돌잔치
입력 2010-12-16 12:20
[미션라이프] “우리 은서를 베풂을 아는 아이로 키우겠습니다. 아이들은 저를 살아가게끔 하는 큰 의미입니다. 제 손으로, 제 힘으로 키울 수 있게, 후원자님 사랑이 헛되지 않게 키우겠습니다.”
22일에 돌을 맞는 김은서(1)를 위해 기부천사들이 뭉쳤다. ‘함께하는 사랑밭(이하 사랑밭)’의 후원자들이 최근 서울 오류동 사랑밭 본사에서 전통 돌잔칫상으로 은서의 첫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엄마 주정현(32)씨에겐 은서 외에 아들 준석(8)이도 있다. 배냇저고리를 시작으로 미혼모 돕기에 나선 사랑밭이 주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돌잔치를 마련했다. 사랑밭 박윤미 기획홍보팀장은 “아이 돌잔치를 해야 되는데 가족도 없고, 형편도 안 되고 해서 ‘우리가 돌잔치를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게 계기가 되었다”며 “개인 및 단체로부터 재능과 물질 기부를 받아 은서의 돌잔치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돌잔치에는 다양한 업체들의 지원이 답지했다. 어린이보육시설연합회가 금액을 후원하고, 외희(돌복)·나무하나(내부 인테리어)·수수(돌상)·베이비 스튜디오 어떤날(돌사진)·샤론천연비누(후원자 선물)가 재능 기부에 동참했다. 또 마술사 박기훈, 개그맨 고혜성, CCM 가수 임바울, 방송인 이다도시씨 등이 참석해 시종일관 재미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은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후원자 및 관계자는 총 63명. 은서와 결연한 후원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은서에게 한마디씩 축복의 말을 건넸다. 후원자와 수혜자가 은서에게 편지를 읽어주는 대목에선 모두가 눈시울을 붉혔다. 후원자 홍선미씨는 “수많은 아가들이 태어나지만 은서는 더 특별해.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지 못했더라도 우리 은서는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라며 은서의 탄생을 축복했다. 어머니 주씨도 “정말 부끄러운 엄마인데 이렇게 엄마 품에서 잘 자라줘서 고맙고. 많은 사랑 받은 은서가 받았던 사랑만큼 나눌 줄 아는 그런 아가로 잘 자라줬음 좋겠어”라며 눈물을 훔쳤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들으면 울다가도 그친다는 아기 은서를 위해 CCM 가수 임바울씨가 노래를, 마술사 박기훈씨가 깜짝 마술을 선보였다. 사회를 맡은 고혜성씨는 자신의 유행어 “안되는 게 어딨니”란 말로 간간이 웃음을 선사하며 은서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 맨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은서의 세례식은 사랑밭 상임이사인 권태일 목사가 주관했다.
사랑밭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마술사 박씨는 “아기를 낳기까지 미혼모로서 힘든 결정을 내렸을 텐데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게 대단하다”며 “더 많은 분이 미혼모나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전했다.
돌복을 선사한 이외희(외희 대표)씨도 “고가의 돌상, 옷, 소품 등 보이는 것보다 이런 순수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며 “가장 소외된 사람들과 더불어 좋은 것들을 나눠주는 게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마 주씨에게는 “다른 미혼모를 위해 무언가 하나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을 한번 해 보라고 제안한 적이 있다”며 “베풂과 나눔이 연계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사랑밭은 정부나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립 의지를 심어주고 새로운 삶을 찾아주는 데 목적이 있는 공익단체다. 무의탁노인·장애인 공동체 ‘즐거운집’, 무의탁아동 공동체 ‘해피홈’, 노인요양원 ‘실버홈’, 제3세계 국가를 돕는 ‘월드쉐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랑밭은 현재 28일로 예정된 연탄배달 봉사를 위해 ‘사랑의 연탄배달부’ 100인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쌀 모으기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withgo.or.kr).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김슬기 인턴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