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전원마을 사업 줄줄이 ‘좌초’… 불황·무리한 추진 탓

입력 2010-12-15 18:34

경북도내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도시민을 농촌지역으로 끌어들이려고 추진하는 전원마을 조성사업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경북도에 따르면 봉화군은 2006년부터 봉성면 일원 40만㎡ 부지에 민자 885억원을 포함한 991억원을 들여 추진하려던 ‘파인토피아 전원마을’ 조성사업을 취소했다.

파인토피아 전원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한 전원마을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입주 예비 신청자가 600명에 이르는 등 관심을 모았다.

봉화군은 민간사업자를 통해 골프장과 수영장 등도 조성함으로써 561가구의 도시민을 파인토피아 전원마을에 끌어들일 계획이었으나 장기간 물색해도 민간사업자가 나서지 않자 결국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봉화군은 부동산 경기 악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봉화지역 일각에서는 사업 중단의 이유가 봉화군이 무리하게 대규모로 사업을 추진한 탓이란 비판을 내놓고 있다.

봉화군은 65억원을 들여 매입한 전원마을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대신 서벽지구에 30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소규모 전원마을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서벽 전원마을은 기본계획 수립 단계이며 내년쯤에나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성주군이 성주 벽진면에 조성하는 벽진 전원마을도 분양이 저조해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사업주인 성주군과 시행자인 농어촌공사는 57억여원을 들여 벽진면 매수리 일원에 은퇴자가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50가구 규모의 전원마을을 조성해 지난해 10월에 분양을 시작했다.

그러나 분양에 들어간 지 1년이 넘도록 분양실적이 겨우 1건에 그치면서 성주군과 농어촌공사는 한숨만 쉬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다른 전원마을의 조성과 분양 실적이 저조하자 칠곡군 가산면 봉산리에 24가구 규모의 전원마을을 조성하려던 계획도 늦추고 있다.

농어촌공사측은 “계속 홍보는 하겠지만 가격을 대폭 내리기도 어렵고 해서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전원마을 조성과 분양의 템포를 늦추려 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