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남녀, 구청앞에 쌀 70포대 놓고가
입력 2010-12-15 18:26
익명의 남녀가 “어려운 이웃에 전해 달라”며 서울 이태원동 용산구청 앞에 쌀 70포대를 몰래 놓고 갔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15일 “오전에 출근하던 직원들이 구청 정문 앞 구석에 쌓여 있는 10㎏ 들이 쌀 70포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시가로 140만원 상당이다. 비닐에 덮인 포대마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결식아동들에게 따뜻한 한 끼의 식사가 될 수 있다면 제 가슴 속도 따뜻해질 것입니다’라고 적힌 흰색 쪽지가 붙어 있었지만 자신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구는 정문 인근에 설치된 방범용 CCTV에서 기부자의 어렴풋한 모습을 확인했다. 전날 오후 9시35∼50분 사이 30∼40대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20∼30대 초반 여자 두 명이 승용차와 화물차를 타고 와 쌀 포대를 내려놓고 있었다. 구는 기부자의 뜻대로 쌀을 각 동 주민센터에서 추천한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결식아동 70명에게 한 포대씩 전달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최근 기부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줄었지만 이렇게 익명으로 쌀을 후원해 주는 분이 있어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