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형님예산 공세는 저급한 정치”
입력 2010-12-15 18:19
청와대가 15일 이른바 ‘형님 예산’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저급 정치’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원로 국회의원 예산이라는 것을 보니 처음에는 1000억원이었다가 1조원이 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10조원, 12조원으로 계속 늘어나더라”며 “어처구니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원로 국회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지칭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분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이렇게까지 공격하는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기본적인 금도를 벗어난 이익집단의 행동보다도 (못하다). 저급한 정치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ㅍ(포항)자만 나와도 전 정권, 전전 정권 때부터 있었던 모든 사업들을 다 연결해 침소봉대해 공격하던데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직접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예산안 처리 후폭풍이 의도하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민주당의 공격을 ‘정치 공세’로 보고 있다. 특히 누락된 춘천∼속초 고속화철도사업 예산 30억원의 경우 쉽게 집행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억원을 배정할 경우 3조원이 넘는 고속화철도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정말 그 지역에 그 철도가 필요한지 정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일민단 지원 예산 21억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 등을 통해 재일민단 지원과 타 지역 교포단체 지원의 형평성 문제를 많이 지적해 왔는데, 재일민단에 추가 지원을 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 62억원의 누락은 아쉽지만, 다른 예산을 사용해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사안의 크기에 비해 오해의 크기가 너무 큰 것 같다”며 “우리는 언제든 (불교계와) 대화할 의지가 있으나,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