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랑과 관심으로 祖孫가족 보듬자

입력 2010-12-15 18:05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가족의 월평균 수입이 59만7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전국 조손가족 가구의 24.6%인 1만2750가구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자의 월평균 수입은 40만원 미만이 20%, 40만∼80만원이 44%로 64%가 2인 가족 최저생계비(85만80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쥐꼬리만한 소득으로 생활비, 교육비, 조부모 치료비 등을 감당해야 하는 조손가족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조손가족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손가족은 1995년 3만5194가구에서 올해 6만9175가구로 배 가까이 늘었다. 이혼율이 증가함에 따라 조손가족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궁핍인데 조부모의 평균 연령이 만 72.6세로 경제활동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정부의 물질적 지원과 이웃들의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이유다.

고교 진학률의 경우 일반 가정 중학생은 99.6%인 데 비해 조손가족 중학생은 53.7%인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학교만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대부분 급여 수준이 낮고, 불안정한 직업을 구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들의 가난은 대물림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여성부는 내년부터 부산 충남 등 4개 시도에서 ‘조손가족 통합지원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하고 2012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성부는 이 프로그램이 조손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또 대학 교회 기업체 단체 독지가 등이 조손가족을 돕도록 연결해주는 사업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한부모가족의 자활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한부모가족지원법 범위 안에서 조손가족을 지원하고 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차제에 조손가족의 특성에 맞는 지원 기준을 마련하고, 양육·교육·상담 서비스 등을 실시할 수 있는 내용의 ‘조손가족지원법’ 제정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조손가족의 손자녀가 문제아가 되지 않도록 돌볼 책임이 정부와 사회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