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 지원행렬 보며 기성세대 반성해야

입력 2010-12-15 18:03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군 지원병이 크게 늘고 있다. 병무청의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육군 모집병 경쟁률은 3.38대 1로 지난달 1.88대 1의 배에 육박했다. 접수기간이 아직 6일이나 남아있어 경쟁률은 더 상승할 전망이다. 13일 접수가 끝난 해군 경쟁률도 2.60대 1로 지난달 2.16대 1보다 올라갔고 공군 역시 4.08대 1로 지난달 3.89대 1보다 높아졌다. 특히 해병대 경쟁률은 3.57대 1로 전달의 2.95대 1, 지난해 12월의 2.25대 1에 비해 크게 올랐다. 해병대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힘든 수색대는 무려 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병무청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해병대 지원자들 가운데 취소자가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취소는커녕 지원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이 오히려 우리 젊은이들의 애국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기성세대는 신세대들의 국가관과 안보의식을 걱정한다. 게임이나 즐기고 어려운 일을 기피하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비판한다. 한마디로 나약한 철부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적의 도발로 연평도가 불바다가 되고 우리 병사들이 숨지는 것을 목격한 후 해병대를 비롯한 군 지원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것들이 편견이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예로부터 오랫동안 변함없이 쓰이는 말이 “요즘 젊은이들이 문제야”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 기성세대가 그런 함정에 빠져 있는지 모를 일이다. 뒤돌아보면 질곡의 역사 곳곳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끈 주체는 젊은이들 아니었던가.

정작 반성해야 할 사람들은 기성세대다. 우리 군이 약체가 됐다면 그것은 사병이 아니라 지휘관들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인들의 당리당략 속에 국회는 폭력이 난무하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부패 구조도 기성세대의 편파주의와 과욕에서 비롯된다. 젊은이들에게 끊임없이 부(負)의 유산을 넘겨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 우리 젊은이들의 입대 행렬을 보면서 기성세대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