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검찰, 어샌지 보석 허가에 항소

입력 2010-12-15 20:49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39)가 보석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풀려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14일(현지시간) 어샌지의 두 번째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치안 법원은 어샌지와 보증인, 변호인 등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심리에서 보석 조건 등을 검토해 보석을 허가했다. 대신에 전자태그 부착, 거주지 및 통금시간 제한을 조건으로 걸었다. 여권도 압류했다.

AP통신은 이날 법원 결정에 “39세 호주 남성이 주인공인 한 편의 극적인 법정 드라마였다”고 설명했다. 어샌지의 어머니 크리스틴은 법원의 결정에 “너무 행복하다”고 A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어샌지는 아직 구금 상태다. 그는 스웨덴 검찰이 항소를 했기 때문에 상급 법원인 런던 지방법원이 향후 48시간 이내에 보석 여부를 최종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항소가 기각될 경우 그는 보석금 24만 파운드(약 4억3000만원) 중 20만 파운드를 현금으로 내고 즉시 풀려날 수 있다.

스웨덴 검찰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젬마 린드필드 변호사는 “우리는 그가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공개했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한 것”이라며 “그는 도주 가능성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어샌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치적 동기와 함께 자신과 위키리크스의 명예를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어샌지의 보석금은 런던 소재 언론인 클럽 ‘프런트라인 클럽’의 설립자 보언 스미스와 유명 레스토랑 디자이너이자 어샌지의 친구인 사라 손더스 등이 내놓기로 약속했다. 인권운동가 등 10여명은 보증인을 자청했다.

어샌지는 자유의 몸이 돼도 스웨덴 검찰과 싸워야 한다. 스웨덴 사법 당국의 송환 요청에 대한 심리가 다음달 11일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위키리크스는 그의 신병이 스웨덴으로 송환될 경우 그에게 간첩죄 적용을 검토 중인 미국으로 압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