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최고 인권상 사하로프상 시상식장에도 ‘빈의자’… 쿠바, 수상자 파리나스 출국 불허

입력 2010-12-15 19:24

올해 노벨평화상에 이어 유럽 최고 인권상인 사하로프상도 수상자 없는 시상식이 됐다.

유럽의회는 정치범 인권 문제를 고발한 쿠바 반체제인사 기예르모 파리나스(48)를 사하로프상 ‘사상의 자유’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파리나스가 쿠바 정부의 출국 허가를 받지 못해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14일 밝혔다.

파리나스는 대신 녹음한 연설문을 미리 유럽의회에 전달, 수상 소감을 밝히기로 했다. 시상식은 유럽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다.

심리학자이자 독립 언론인인 파리나스는 올 초 반체제 인사 오르란도 사파타가 감옥에서 단식으로 사망하자 지난 7월까지 135일간 쿠바정부에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단식 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정치범 52명이 석방됐다. 파리나스는 지난 15년간 22차례 단식 투쟁, 3차례 투옥을 반복했다.

파리나스는 산타클라라 자택에서 가진 AFP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부는 쿠바 시민을 ‘노예’로 생각한다는 걸 그들의 행동이 입증했다”며 “유럽연합은 나에게 ‘승리’를 줬고 쿠바 정부는 스스로 개인의 자유를 무시하고 차별한다는 본질을 전 세계에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사하로프상은 옛 소련 물리학자이자 반체제 인사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기리고자 1988년 제정된 인권상으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 등이 수상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