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中 핵사찰 요구에 “알겠다”
입력 2010-12-16 10:07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중국 정부에 표명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난 9일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김 위원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음을 최근 우리 정부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북한이 IAEA 사찰단을 수용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측은 김 위원장이 ‘알겠다’면서 마치 사찰단 복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해 왔지만 이를 사찰단 복귀를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비록 명시적인 의사 표시는 아니지만 이번 발언은 북한 최고 통치권자인 김 위원장의 6자회담과 관련한 진전된 태도가 드러나는 것이어서 향후 6자회담 관련국의 접촉 과정이 주목된다.
한편 미국은 북한이 영변 이외 지역에 최소 한 곳 이상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보유하고 있음을 사실상 확인했다. 미국은 특히 북한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 이날 중국을 방문한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통해 상당한 강도로 중국의 대북 압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와 관련, “최근 북한이 우리 전문가들에게 보여준 건 그냥 나온 게 아니다”며 “이는 최소한 다른 한 곳에서 (우라늄 농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확실히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 우라늄 농축 시설 3~4곳 존재’에 대한 질문에 정보사항임을 내세워 구체적인 답변 대신 이같이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 같은 활동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해 왔으며, (지금도) 상당한 우려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인하고 돌아온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북한이 별도로 고농축우라늄(HEU)을 만들 수 있는 비밀 시설을 갖고 있을 거라고 분석했었다.
이도경 기자,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