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샌지 보석 허가…보석금 20만파운드·거주제한·위치추적장치 착용 조건
입력 2010-12-15 02:00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가 14일 보석 허가를 받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이날 어샌지가 출두한 가운데 심리를 벌이고 20만 파운드(약 3억6000만원)의 보석금과 위치추적 장치를 착용하는 조건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또 여권을 압수하고 거주를 제한하는 등의 엄격한 조건을 붙였다.
앞서 어샌지 측은 “도주 우려가 없는 만큼 보석을 허락해 달라”며 재심을 요청했다.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배된 그는 지난 7일 런던 경찰에 자진출두해 보석을 신청했으나 당시에는 기각, 독방에 구금됐다.
이날 법원 주변에는 수백명의 시민이 몰렸다. 어샌지 사진을 얼굴에 붙이고 나타난 이들은 어샌지를 성추행 혐의로 기소한 스웨덴 검찰을 ‘미국의 애완견’이라고 비난했다. 보석이 허가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자인 미국의 마이클 무어, 영국의 켄 로치는 보석금으로 2만 달러씩을 내놓는 등 이미 30만 파운드가 모금됐다. 어샌지를 스웨덴으로 송환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은 다음 달 11일 열린다. 스웨덴 검찰측은 항소키로 했다.
그를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의 고향인 호주의 신문·방송사 편집·보도국장들은 “공개된 외교전문이 국가안보나 개인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증거, 호주법을 위반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공개서한을 줄리아 길러드 총리에게 보냈다.
임기를 2주 남겨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퇴임 후 첫 활동이 언론자유와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거리행사에 참석하는 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