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싸움 승자, 프랜차이즈 역풍

입력 2010-12-14 21:31

롯데마트 ‘통큰치킨’이 퇴출된 뒤 프랜차이즈 닭튀김 업체들이 불매운동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업체의 가격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통큰치킨 판매 기간이 이틀 남은 14일 인터넷에는 ‘값싸고 푸짐한 닭튀김을 먹을 권리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빼앗았다’는 성토와 함께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마트가 전날 판매 중단 계획을 발표한 통큰치킨은 한 마리 약 900g을 5000원에 내놓은 닭튀김이다. 600∼800g을 1만4000∼1만8000원에 파는 기존 업체의 닭튀김과 비교할 때 g당 가격이 5분의 1 수준이다.

프랜차이즈 닭튀김 불매운동을 시작한 네이버 카페 ‘LOVE통큰’에서 익명의 시민은 “모든 프랜차이즈 치킨을 먹지 않을 것”이라며 “솔직히 지금 치킨값 많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통큰치킨 나오고 나서 확실히 알았다”고 했다. 네이버 블로그 ‘통큰치킨 판매 중단에 의한 치킨 불매운동’ 운영자는 “불매운동은 궁극적으로 프랜차이즈 거품 가격을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무작정 싼 것만 찾는다면 적당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치킨 업체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 중인 서명운동은 20여건이다. 이들은 통큰치킨 판매 중단에 반대하면서 시중 닭튀김 불매운동에 더 많이 동참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닭튀김 업체의 가격 담합 여부를 밝히기 위해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을 담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상위 5개 업체에 대해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강창욱 김아진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