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시중자금 ‘550조’… 투자처 못찾아 은행서 낮잠

입력 2010-12-14 18:32

550조원이 넘는 시중자금이 여전히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돌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에 묶여 있는 정기예금 50조원까지 쏟아져 나온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단기 부동자금 규모가 지난 10월 말 현재 556조3989억원에 이르렀다. 단기 부동자금은 수시입출금식 예금, 요구불예금, 현금 통화,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등 6개 항목을 합친 수치다. 지난해 말 583조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9월 말 552조1078억원으로 줄었던 단기 부동자금은 10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만기가 다가오는 은행권 정기예금 50조원이 내년 1분기까지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온다.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만기를 맞는 정기예금 규모는 50조4523억원으로 추산된다. 은행권 전체 정기예금 잔액(515조3298억원)의 10%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은 이번에는 만기 예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주는 특판예금을 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대출 수요도 많지 않아 만기 도래한 예금을 다시 특판으로 유치할 필요가 없다. 거꾸로 고객들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라 예금을 다시 은행에 묶어둘 것”이라고 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