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인적쇄신 배경·전망] 軍장성 대폭 물갈이…새 육참총장에 김상기·박정이 거론

입력 2010-12-15 02:06

장성급 인사 시기와 폭을 놓고 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군은 당초 15일 준장 진급인사와 소·중장 진급인사만 실시할 계획이었다. 신임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6일 “이번 인사는 정상인사”라며 “대장급 인사는 없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의 전역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육참총장을 발탁해야 하는 만큼 대장급 인사도 불가피해진 것이다. 군은 긴박한 안보상황을 감안, 모든 장성 인사를 늦어도 16일까지는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재 육참총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육사 32기 동기인 김상기 제3야전군사령관과 정승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박정이 제1야전군사령관 가운데 1명이 육참총장으로 발탁될 경우 대장급 전역자가 1명 더 나올 수 있다. 직접적인 지휘선상이 아닌 연합사 부사령관은 큰 문제가 없지만 군사령관과 직속상관인 육참총장이 동기인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3명 가운데 육참총장이 나오면 동기인 군사령관은 전역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들보다 2년 선배인 이철휘 제2작전사령관의 거취도 불투명해진다.

군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군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군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선 부대 지휘관들의 자리이동이 많은 연말연시에 수뇌부까지 대폭 이동하게 될 경우 업무공백에 전투 대비태세 유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소폭으로 실시하되 내년 4월 정기인사를 큰 폭으로 단행,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황 총장이 취임 반년 만에 사퇴한 것은 2002년 8월 매입한 건물의 고도제한이 완화되면서 8년 만에 공시지가가 4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육군은 “황 총장은 당시 국방부 대변인으로 고도제한 완화 정보를 알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황 총장은 군에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 때문에 군 전체가 본연의 임무보다는 잇속을 챙기는 집단이라는 인상을 줄 가능성을 우려해 전역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군 일각에선 황 총장의 건물매입 건은 총장 임명 당시에 이미 거론된 사안이어서 이를 뒤늦게 문제시하고 나선 것은 후임 총장으로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