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손가족 급증… ‘빈곤의 대물림’
입력 2010-12-14 21:58
최근 이혼증가의 여파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조손가족의 손자녀들이 빈곤을 대물림받을 가능성이 높아 조속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조손가족에 대한 대규모 실태조사 결과, 조손가족 중학생 손자녀 10명 중 4명 이상이 상급학교 진학의사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전국의 만65세 이상 조부모와 만18세 이하 손자녀만으로 이루어진 조손가족 1만2750가구(전체 조손가구의 24.6%)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손가족에 대한 전국 단위 대규모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에서 중학교 재학 중인 응답자의 53.7%만이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나머지는 일반직장 취업(10.8%), 직업교육이나 특기교육(8.7%), 개인사업(1.8%) 등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중학교 졸업 후 경제적 어려움을 당장 극복해야 한다는 조급한 생각에 쫓기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사 대상 가구의 월평균 수입은 59만7000원으로, 2인가족 최저생계비인 85만800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중학교 졸업 후 바로 사회 진출을 시도할 경우 직업 안정성 또는 소득수준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직종에 종사할 가능성이 커 빈곤이 대물림될 수 있으므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부모들은 손자녀 양육 이유로 절반 이상(53.2%)이 (손자녀) 부모의 이혼 및 재혼을 꼽았다. 통계청 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조손가족은 2005년 5만8101가구에서 2009년 6만6798가구로 4년 만에 15%나 늘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