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총참모부 통역 담당 러, 北 송환요청 거부… 곧 한국행
입력 2010-12-14 22:13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방에 지난해 9월 밀입국해 러시아 망명을 요청했던 40대 탈북 남성이 러시아 정부의 거부로 조만간 한국에 온다.
일본 교도통신은 14일 41세의 이 남성과 이를 지원하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UNHCR)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을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통역’이었다고 증언했으며, 망명 동기에 대해 “김정일 체제하에서 시민의 생활이 고통스러워 외부에서부터 상황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서 열렸던 재판에선 자신이 북한 산업과 관계된 관청에서 근무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러시아 당국이나 교도통신에 “그건 표면상 직함일 뿐 실제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에서 러시아어 통역으로 근무했다”고 증언했다는 것이다.
이 남성은 지난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모스크바로 이동했으며, 조만간 한국으로 향한다. 북한 측은 그의 신병 인도를 러시아에 요구했지만, 망명 신청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조약 체결국인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북한 주민의 망명 수락을 기본적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 남성의 망명 신청도 거부, UNHCR의 주선으로 그의 한국행이 결정됐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