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망 엇갈리는 코스피 2000 시대

입력 2010-12-14 17:49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탈환했다. 2007년 11월 이후 37개월여 만이다. 같은 해 7월 25일 최초로 2000선을 돌파한 이후 다시 ‘코스피 2000 시대’를 개막한 것이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하고 국내 주식시장이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점에서 자축할 일이다. 앞으로 2000 시대를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등 여러 악재를 뚫고 주식시장이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는 건 평가할 만한 일이다. 증권사들은 낙관적 전망 일색이다. 상승 추세를 이어가 내년에 지수 2500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상장사 영업이익 100조원 육박, 국내 증시 저평가,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등 우호적인 증시 여건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물론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중에 떠도는 단기 부동자금이 550조원을 넘는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부동산 침체 국면이라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2007년 당시에도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 찼지만 2000 시대는 오래 가지 못했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여파로 2008년 10월에는 1000선이 붕괴되는 경험도 맛봤다. 언제 또다시 대형 악재가 터져 주식시장이 출렁거릴지 모른다. 낙관 일변도를 경계해야 하는 까닭이다. 심리적 저항선인 2000을 재돌파했다는 상징성 외에는 큰 의미가 없고 증시에 기술적 과매수 신호가 발견됐다는 한 증권사의 지적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이제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여러가지 요인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증시가 해외 변동성에 민감한 만큼 중국의 긴축 움직임, 미국의 경기 회복 여부, 유럽 재정위기, 환율 변동 등은 투자자들이나 증시 당국이 주시해야 하는 요인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동성 장세에 따른 ‘버블’도 주의해야 한다.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을 무조건 믿지 말고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 이유다. 환호만 하지 말고 냉정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