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하나된 기도의 기적…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
입력 2010-12-14 18:04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케빈, 알렉스 말라키 지음, 유정희 옮김/크리스천석세스
곧고 텅 빈 길은 치명적인 착시였다. 2004년 11월, 6살 알렉스와 그의 아빠 케빈은 오래된 혼다 시빅을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적어도 반 마일 앞에는 다가오는 차가 없었고, 양 방향 모두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그 길은 직선도로가 아닌 왼쪽으로 구부러지는 길이었다. 숨겨진 내리막길 때문에 차가 오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 뒷좌석에 앉은 아들을 잠깐 돌아보는 순간 “꽈꽝!” 이내 세상은 정적에 빠졌다.
책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극복해나가는 한 가족의 감동실화이다. 저자 케빈은 책에서 “당시 사고현장은 너무도 끔찍해서 응급 구급대원들은 알렉스를 위해 즉시 검시관을 부르는 게 좋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알렉스는 이후 두 달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알렉스는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갖고 있었다. 그럼 ‘시대의 영웅’이 되기보다는 ‘천국의 광고판’이 되길 원하는 말라키 부자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알렉스의 척추는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 상해가 너무 심해 알렉스가 살아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국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 아동병원 중환자실. 알렉스를 만나러 온 친지들은 대기실에 모여 있다가 2명씩 병실로 들어가 릴레이 중도기도를 했다. 병원의 중환자실은 거룩한 기도의 집이 됐다. “어떤 이는 소그룹 성경공부모임을 자기 집 거실에서 하지 않고 병원으로 옮겨왔다. 내 아들의 가혹한 비극이 그처럼 거룩한 교제와 연합사역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신비로운 방식으로 일하신다.”
알렉스의 이야기는 교회는 물론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케빈은 알렉스를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프레이포알렉스닷컴(prayforAlex.com) 사이트를 만들었다. 6개월 동안 100만번 이상의 접속이 이루어졌다. 놀라운 것은 미국 전역뿐 아니라 호주 홍콩 독일 남아프리카 영국 이라크 코스타리카 캐나다 아프가니스탄 온두라스 등 세계 곳곳에 중보기도자들이 생긴 것이다. 알렉스를 위한 중보기도는 국제적인 기도운동이 되었다.
2005년 1월, 알렉스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말을 할 수 없고 전신마비 상태였다. 알렉스는 ‘아니오’는 입술을 오므리고, ‘예’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모르겠어요’는 눈동자를 굴리며 가족들과 소통했다. “알렉스가 최선을 다해 소리를 내면 그 의미를 해석하는 데 5분에서 10분이 걸렸다. 우린 마치 미지의 언어로 의사소통하기 위한 기초를 확립하는 언어학자들 같았다.
당시 케빈은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3명의 자녀를 돌보면서 아내와 교대로 병원에서 알렉스를 간호해야 했다. 병원비는 물론 생활비도 부족했다. 집에는 미지불 청구서 더미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지낸 그 첫 주 동안 누군가 조용히 그의 집으로 가서 바구니에 있는 청구서를 한 푼도 남김없이 모두 지불해주었다. 또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는 메디케이드(Medicaid 극빈자에게 국가가 제공하는 의료보장)로 충당할 수 있었다. 줄어든 소득과 다자녀를 키운 덕에 메디케이드 대상자가 된 것이다. 또 어느 기부자는 1500달러를 들여 알렉스에게 필요한 특수 매트리스를 사주었다. 그 소식을 들은 매트리스 회사 사장이 기부자에게 매트리스 값을 우편으로 다시 보내주기도 했다. 케빈은 인생에서 감사하지 못할 순간은 단 1초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주님 저는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모든 것이 주님의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소득이 줄고 급여가 삭감된 것이 주님의 완벽한 계획의 일부란 것을 몰랐습니다. 제가 손해 본 금액보다 지금 제가 지불할 필요가 없어진 금액이 훨씬 더 크니까요.”
2009년 1월, 알렉스는 인공호흡기 없이 스스로 숨을 쉴 수 있게 도와주는 크리스토퍼 리브 수술을 받은 세계 최초의 어린이가 됐다. 당시 방송에선 그의 수술을 생중계할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또 89도 각도로 휘어진 척추를 수술했다.
책엔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알렉스가 그 기간 천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자신이 보고 듣고 겪은 경험을 순수하고 진솔한 어린아이의 언어로 생생하게 들려준다.
“천국의 문은 높고 하얀색이었으며 반짝반짝 빛이 나고 물고기 같은 비늘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천국 문안에 있었는데 그 문안에는 모든 것들이 더 밝고 강렬했다. 천국문 밖에는 구멍이 하나 있었는데 그 구멍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었다.”
또 알렉스는 책에서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여러 지역에 가서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천국과 관련해서 사람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 진실은 천국은 단지 착한 일을 많이 한다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예수님을 마음속에 영접하고 또 하나님께 죄 용서함을 구해야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한편 책엔 죽음을 딛고 일어선 사지마비의 소년 알렉스의 특별한 치료 및 회복 이야기와 그를 정성껏 돌보는 아빠 케빈과 엄마 베스의 훈훈하고 신앙적인 휴먼 스토리가 잘 녹아 있다. 초판에 한해 책 속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증언이 수록된 DVD도 제공된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