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울고웃는 몸값… 2011년 ‘넘버 1’은 누구

입력 2010-12-14 17:45

프로야구 겨울철 스토브리그에는 트레이드만 있는 게 아니다. 구단과 선수들은 전 시즌 성적을 토대로 연봉을 산정하는데 이 연봉협상과정에서 울고 웃는 경우가 많다.

2008년 연봉이 3억6000만원이었던 롯데 이대호는 지난해 타율 0.293, 28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타자 중에선 연봉고과 1위였다. 하지만 구단은 이대호의 타율이 전 시즌 타율(0.301)보다 낮았고, 팀 공헌도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2000만원 삭감을 제시했다.

자연히 연봉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나왔고, 이대호는 이틀간 팀 훈련에 불참했다. 결국 실랑이 끝에 이대호는 3000만원이 인상된 3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KIA의 간판 최희섭은 2008년 3억500만원에서 지난해 2억원으로 연봉이 무려 1억5000만원이나 삭감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2009년 시즌 33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KIA가 10년 만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최희섭은 전 해 받은 수모를 보상받기 위해 5억원을 바랬지만 구단은 3억5000만원을 제시했다. 최희섭은 훈련을 포기하고 지리산에 올라가 마음을 추스렸다. 결국 최희섭은 올해 연봉으로 4억원을 받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봉협상에 대한 말들이 무성하다. 대표적으로 LG는 구단의 신고과산정 방식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새내기 오지환이 2400만원에서 4배 가까이 높아진 1억원의 연봉을 보장받은 반면 경헌호, 심수창 등 올해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은 연봉이 반토막날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나 이번 주부터 각 구단은 본격적으로 주요 선수들에 대한 연봉협상을 벌인다. 올해는 유달리 신기록을 작성했거나 출중한 기량을 자랑한 선수들이 많다. 이대호는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을 발판으로 내심 2억원 이상의 연봉 상승을 노리고 있다.

23경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한 한화 류현진(사진)은 올해 2억7000만원을 받았지만 내년 연봉 3억원 돌파는 기정사실화됐다.

이밖에 다승왕 김광현(SK), 역대 포수 최초로 100타점을 돌파한 조인성(LG),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주역이자 팀의 간판으로 성장한 강정호(넥센), 세이브왕 손승락(넥센) 등도 큰 연봉 인상을 기대하며 구단과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