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흥청망청 송년회는 없다… 공무원·기업체에 음주자제 당부

입력 2010-12-13 20:45

올 연말 송년회 분위기가 확 변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여파가 지속되는데다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체는 물론 계모임, 공직사회 등도 예년의 흥청망청 송년회를 자제하고 이웃돕기와 음악감상, 선물교환 등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부산 당감동 온 종합병원 원무과 직원들은 13일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소극장인 가마골소극장 단원들을 병원으로 초청, 환우들과 함께 ‘서툰사람들’ 특별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했다. 애완견 사료업체인 부산 장림동 바우와코리아는 예년의 경우 저녁을 먹은 뒤 2차 회식을 하며 송년회를 보냈으나 올해는 직원들이 “의미있게 보내자”고 제안, 직원 가족들을 초청해 가벼운 식사만 한 뒤 인근 노인정을 위문하기로 했다.

또 부산 서면 A증권사 직원들은 다음 주 부서 송년회를 저녁 식사 후 뮤지컬 관람하는 일정으로 잡았다. 부원 모두가 ‘소셜커머스’에서 60% 이상 할인받아 단체로 구매한 티켓을 이용할 예정이다.

센텀시티내 임플란트 제조업체 ㈜디오는 구내식당에서 만찬을 한 뒤 300여 직원들에게 간단한 선물을 주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할 계획이다. 일부 부서 직원들은 송년회 대신 자사 특허제품인 화이트닝 거품치약을 자비로 구입해 저소득층 어린이와 노인, 가정형편이 어려운 임산부 등을 찾아 선물하기로 했다.

부산시와 구·군, 경찰 등 공공기관도 부서별 오찬 등으로 송년회를 갈음하는 분위기다. 부산시 관계자는 “특별한 지침 등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사회분위기를 의식, 술 마시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 관계자는 “올 연말 송년회 예약이 예년에 비해 10%이상 줄었다”며 “예약한 고객들도 간단한 식사만 하기를 원해 매출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