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사상 첫 폭탄 테러 ‘충격’

입력 2010-12-14 00:49

스웨덴이 사상 첫 테러 공격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테러가 알카에다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럽 각국은 다시 테러 공포로 긴장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난 11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의 도심 쇼핑가에서 2건의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행인 2명이 부상했다. 스웨덴 경찰은 테러범이 폭탄 벨트를 차고 있었으며 사람이 붐비는 기차역이나 도심 백화점에서 폭탄을 터뜨리려 했다고 12일 발표했다.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웹사이트 슈무흐 알-이슬람은 이번 사건 발생 하루 만인 12일 테러범의 신원과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웹사이트는 “우리 형제인 전사 타이무르 압둘 와하브 알 압달리가 순교 작전을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알카에다 측의 신원 공개 이후 영국 언론은 이라크 출신 스웨덴인 압달리가 한때 수년간 런던 북부 루턴의 베드포드셔 대학에 다닌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그의 아내와 자녀들이 아직 루턴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영국 경찰은 13일 루턴에 있는 압달리의 집을 압수수색했고, 스웨덴 검찰은 압달리가 이번 자폭 테러사건을 일으킨 남성으로 98%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로 용의자를 체포하거나 압수수색에서 위험 물질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과 압달리의 영국 내 행적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지난해 성탄절 미국 디트로이트행 항공기 폭파를 기도했던 나이지리아 출신 범인도 영국 유학 중 알카에다에 포섭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사건 발생 10분 전 정부의 아프간 파병과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 모독 만평에 대한 무대책을 비난하는 음성파일이 첨부된 이메일이 언론사에 배달됐었다. 일각에선 이런 사실을 들어 정부의 우파 정책이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웨덴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은 아니지만, 아프가니스탄에 약 500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는데 아프간 참전 때문에 과격 이슬람 테러조직의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카를 빌트 외무장관은 13일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 유럽연합(EU)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이번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의 외교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