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11년 2400까지 갈것” 증권사, 저평가·상장사 순익 급증 등 4대 호재

입력 2010-12-13 18:20


코스피지수 2000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4포인트 남긴 1996.59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 금요일(10일)보다 10.45포인트(0.53%) 오른 연고점으로, 2007년 11월 7일 2043.19 이후 최고치다.

증권업계는 올해 얼마 남지 않은 기간보다 내년 증시가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유입에 힘입어 2000선에 ‘안착’할 것으로 본다. 2000을 찍고 주저앉았던 2007년과 달리 계속 오른다는 것.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내년 코스피지수 상단 평균치는 2300∼2400으로, 2800까지 보는 곳도 있다.

◇돌파를 넘어 안착으로=증권사들은 크게 4가지 이유를 들어 내년 증시가 2000 중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 2007년 7∼10월 지수가 2000 부근이었던 당시 국내 증시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2∼13배 수준을 유지했다.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주당 이익에 비해 현재 주식 가격이 높다는 의미고, 반대로 낮으면 앞으로 주식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현재 PER은 9.5배 수준으로 3년 전에 비해 20%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국내 상장기업 순이익 규모가 77조원가량으로 사상 최고치로 2007년 50조원과 비교가 안 된다. 2011년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85조원 수준으로 14%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가 나쁜 반면 우리 기업 실적은 좋고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주가 상승 기대가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07년에는 미국 중국은 물론 국내 경기가 호황을 타고 고공행진 중이었지만 지금은 경기 사이클이 저점권에서 회복 국면에 놓여 있는 점,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펀드 붐’으로 주가가 올랐던 2007년과 달리 지금은 외국인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북한 도발에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사들였는데 그만큼 국내 기업 펀더멘털을 좋게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식 편입비중을 늘리고, 채권투자 비중은 줄이라고 조언한다. 국민은행 방배PB센터 박승호 팀장은 “은행 예금보다는 주식이나 원자재, 금 등에 투자하는 것이 낫고 금리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투자 비중은 낮추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환율이 돌발 변수=코스피지수가 내년 2000 안팎으로 오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지만 최고치를 2000선 초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증권사 중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2250선으로 예상했다. 김철중 연구원은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 인플레이션 압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인플레가 금리 인상을 부르고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엔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을 누렸는데, 최근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환율이 복병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부장은 “중국 긴축이나 유럽 재정리스크는 이미 알려진 악재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예상외로 회복이 빠를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 상승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