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기름유출·엔진 이상… 대한항공 안전 불감?

입력 2010-12-13 18:20


대한항공의 정비 불량으로 비행기 출발 시간이 지연되는 사태가 잇달아 발생했다. 대한항공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15일 시카고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B747기는 승객 탑승이 완료된 뒤 연료탱크 기름 유출이 발견돼 운항이 긴급 중단됐다. 대한항공이 급히 한국에 있는 비상항공기를 투입했지만 비행스케줄은 결국 21시간 늦어졌다. 또 마드리드에서 출발하려던 비행기는 엔진에 문제가 생겨 출발이 14시간 늦춰졌다. 지난 4일과 5일 니가타, 뉴욕발 비행기도 이상이 발견돼 각각 6시간, 3시간 늦게 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부품이 워낙 많다보니 부품 이상으로 인한 출발 지연은 종종 발생한다”면서도 “특정 업체에서 연속으로 발생한다면 정비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10월 말 국토해양부의 특별안전점검 이후에도 부품 결함으로 인한 지연이 계속 발생했다는 점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특별점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면서 말뿐인 사과였음이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정비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연 사태가 우연히 몰렸을 뿐 전체적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외 공항에서 문제가 생겨 처리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면서 “1달간 1만3491편이 운항했는데 지연율은 0.08%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정비시스템 전반을 추가로 특별 점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