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고공비행 ‘수비의 힘’… 신인 곽승석 철벽수비 과시, 리시브부문 2위 올라

입력 2010-12-13 17:58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수식어는 ‘만년 3위’다.

2007-2008시즌(2위)을 제외하면 지난 4년간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 밀려 3차례나 정규리그 3위에 그쳤다. 4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현대, 삼성에 져 한번도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 비운의 팀이기도 하다.

그같은 상처를 씻어내기라도 하듯 대한항공은 비록 초반이긴 하지만 3승으로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초반부터 독주하기는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성적과 별개로 경기내용이 흠잡을 데 없다. 잘 짜여진 수비력, 토스, 공격의 3박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대한항공의 수비는 신인 곽승석이 가세하면서 배가 됐다는 평이다. 상무에 입단한 강동진의 자리를 메운 레프트 곽승석은 13일 현재 세트당 5.091개의 리시브를 잡아내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수비 귀재인 삼성화재 리베로 여오현(32)이 세트당 리시브가 3.500개인 점과 크게 비교된다. 대한항공은 종합 수비력 3위인 리베로 최부식(세트당 6.727개)과 5위인 곽승석(6.636개)이 수비진을 이끌면서 창단이후 최강의 수비력을 뽐내고 있다. 마치 삼성화재가 여오현, 석진욱의 막강 수비력으로 정상을 구가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공격진에는 레프트로 돌아선 김학민과 에반 페이텍, 신영수 삼각편대가 순도 높은 결정타를 때려주고 있다. 김학민은 60.32%의 공격성공률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신영수는 오픈 공격, 퀵 오픈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 3위에 오른 미국인 용병 에반(61점)은 서브 2위(세트당 0.364개)에 올라 대한항공 공격진을 이끌고 있다.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에 대표출신 세터 한선수가 있다. 한선수는 3경기에 모두 주전 세터로 출장하며 권영민(현대캐피탈) 송병일(우리캐피탈) 유광우(삼성화재) 등 라이벌 세터간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게다가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의 지도로 한층 노련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트당 12.818개의 토스를 정확히 올려 리그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센터진의 붕괴로 무너졌던 대한항공 센터진은 노장 이영택이 복귀, 진상헌과 함께 한층 높아졌다.

대한항공은 이번 주 복병으로 떠오른 우리캐피탈(15일)과 조직력의 삼성화재(18일)와 일전을 갖고 1라운드 전승에 도전한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