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 여배우, 할리우드를 주름잡다

입력 2010-12-14 00:52

메릴 스트립(61), 아네트 베닝(52), 샌드라 불럭(46) 등 40대 이상 여배우들이 최근 할리우드에서 새로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2일(현지시간) 중년 여성 관객들이 늘면서 40대 이상 여배우들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메릴 스트립은 2006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시작으로 2008년 ‘맘마미아’, 지난해 ‘줄리 앤드 줄리아’ ‘사랑은 너무 복잡해’ 등 4편으로 미국에서만 4억7600만 달러, 해외에서 8억9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샌드라 불럭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2억 달러의 수입을 올린 ‘블라인드 사이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줄리아 로버츠(43)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자신을 재발견하기 위해 세계 여행을 떠나는 이혼녀로 열연해 흥행에 성공했다. 아네트 베닝, 줄리안 무어(50), 다이앤 레인(45), 핼리 베리(44), 니콜 키드먼(43), 나오미 와츠(42) 등도 영화 속에서 주연을 맡아 관록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미국배우조합(SAG)에 따르면 2003년 40세 이상 여배우가 영화와 TV 프로그램의 여성 연기자의 11%를 차지했으나 2009년엔 28%로 늘었다. LAT는 이같이 중년 여배우가 주목받는 건 영화계가 중년 여성 관객의 잠재력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영화 관객의 55%를 차지하는 여성은 자신처럼 나이 들어가는 여배우들을 영화에서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중년 여배우 가운데 메릴 스트립, 아네트 베닝, 샌드라 불럭, 니콜 키드먼처럼 영화 제작자로서 참여하는 경우가 증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작품성이 있지만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영화에 직접 출연함으로써 젊고 섹시한 아름다움이 아닌 진정한 인간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LAT가 전했다. 올해 65세지만 ‘러브 랜치’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등에서 잇따라 주연을 맡은 헬렌 미렌은 “나는 더 이상 젊지 않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후배 여배우들에게 “영화계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