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계체제에 백두산이 노해 잇따라 지진 발생” 흉흉한 소문에 떨고 있는 북한
입력 2010-12-13 18:10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 후계 체제를 위협하는 흉흉한 소문들이 퍼지고 있다고 대북 매체들이 13일 잇따라 보도했다.
열린북한방송은 북한 양강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0월 9일 발생한 백두산 주변의 지진은 ‘백두혈통’을 주장하는 김정은에 대해 백두산이 노해서 발생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지난 9월 28일 당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로 등장했으며, 얼마 뒤인 10월 9일 백두산 인근에서는 규모 3.2와 3.7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의 정통성 훼손을 우려해 지진 발생 사실을 철저히 은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을 경험했던 한 군인은 이 방송에 “소문이 나돌자 군당위원회와 국경경비여단에서 주민 면담조사를 나왔다”며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를 고립 압살하려고 날뛰고 있는데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자들은 정치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또 50∼60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형직 예언’이 김정은 후계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가 됐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김형직은 고(故) 김일성 주석의 아버지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이 매체에 “김형직 선생이 남기셨던 ‘아버지 세대에는 자각하고, 아들 세대에는 실천하고, 손자 세대에서는 흥한다’는 예언이 회자되고 있다”며 “증손자 세대(김정은 체제)는 언급하지 않았으니 망하는 일만 남았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식량난으로 주민들이 동요하자 ‘김정일 시대에는 번영뿐’이라는 믿음을 심기 위해 김형직 예언을 퍼뜨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이날 북한 연평도 도발 이후 전쟁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북한 ‘장마당’(시장)의 쌀값과 환율이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 직전 장마당에서 ㎏당 900원 하던 쌀값은 현재 1600원으로 배 가까이 폭등했고, ㎏당 400원이던 옥수수는 600원으로 50% 올랐다. 같은 기간 회령시장에서 중국 인민폐 환율은 위안당 220원에서 350원으로 59%가 뛰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