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통닭의 진실’… 靑까지 나서 비판했지만 소비자는

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치킨 판매를 16일부터 중단한다.

롯데마트는 13일 “5000원에 판매하던 튀김 닭 ‘통큰치킨’의 판매를 16일부터 그만두기로 했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반영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출시된 통큰치킨에 대해 제기된 ‘영세한 치킨업계 죽이기’라는 거센 비판을 이기지 못하고 일주일 만에 판매중단을 하게 된 것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점 등 치킨업계는 롯데마트가 이윤이 남지 않는 미끼상품인 통큰치킨을 판매하면서 치킨 시장을 교란한다고 비판해 왔다.

롯데마트 노병용 대표는 “취지와 다르게 전달돼 고민이 많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내린 결정”이라며 “1년 내내 판매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접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노 대표는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마트 통큰치킨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데 대해 동반성장에 역행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직접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마트가 한 마리당 1200원 정도 손해보고 판매하는 것을 비판하는 취지의 의견을 올렸다. 정 수석의 발언은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과 ‘공정사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를 놓고 청와대까지 개입한 것은 포퓰리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청와대가 소비자들의 선택권과 가격인하 효과 등을 무시하고 여론에 편승해 시장경제를 교란시켰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편 롯데마트는 갑작스런 판매중단에 따른 혼란을 고려해 15일까지는 판매하기로 했다. 이미 축산농가로부터 사기로 했던 5만 마리는 통큰치킨으로 만들어 불우 이웃에 전달하기로 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롯데마트 치킨판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롯데마트를 부당염매행위로 신고할 계획이었으나 롯데마트의 결정을 받아들여 신고 방침을 철회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