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는 무엇인가

입력 2010-12-13 18:09


(23) 바르멘선언

교회라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이요 그 중심인데,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그것이 존재의 위협을 받기 시작하였다. 아주 심각한 위기였다. 공산주의나 나치 같은 국가전체주의가 국가나 그 이념이 최고의 가치라고 하면서, 그 이외의 모든 것을 국가 밑에 격하시켰기 때문이다.

교회도 국가의 통제 아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가 그런 국가 체제 아래 설사 생존한다 할지라도 결국은 국가의 어용기관, 아니면 국가의 선전용 전시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 것이 통절하게 나타난 것이 독일 나치 정권 때의 일이다. 나치 정권은 이미 대학들을 굴복시켰고, 교회도 그들 손아위에 넣으려고 손을 뻗치고 있었다.

그러나 교회는 굳게 서서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1934년 독일의 바르멘이라는 곳에서 저 유명한 ‘바르멘 선언’이라는 것을 발표한다. 교회는 무서운 용기로 독일 히틀러에 도전한다. 독일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절대적 주권, 그분만이 주님이심을 선포한 것이다. 그리스도 공동체의 영적 권리를 선포한 것이다. 이제 교회는 교회에 적대적으로 나오는 국가에 대한 도전으로 그 생사의 중대한 문턱에 서게 된 것이다.

이런 문제를 다루기 위해 모인 세계 교회들의 회의가 1937년 여름 영국의 옥스퍼드에서 열린 ‘교회 공동체 국가’라는 회의다. 거기서 저 유명한 모토를 내건다. 곧 ‘교회로 하여금 교회가 되게 하라!’ 당연한 것인데도 그래야만 했다.

서구에서 교회는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 이후 이슬람의 공격 말고는 자국 내 정치문제로 시련을 받은 일이 거의 없었다. 이제 교회는 그것이 자기 나라라고 할지라도 공산주의든 나치든 파시즘이든 천황주의든, 그런 전체주의의 위협 앞에 선 교회를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에 되돌리는 일을 분명하게 해야 할 시대에 직면하고 있었다.

이제 교회의 첫째 의무와 세계에 대한 최대 봉사는 모든 언행에서 교회, 그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곧 참된 신앙을 고백하고, 한 분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성취하는 데 헌신하고, 피차에는 사랑과 봉사로 한 몸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데 이런 말이야 벌써 많이 들어오던 것들이 아니던가. 그런데 문제는 독일과 연합국이 이제 막 전쟁 상태에 돌입하려던 찰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결의를 마지막에 한다. 곧 이제 전쟁이 독일과 연합국 사이에 터진다 할지라도, 그리스도의 교회는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꼭 그리스도의 교회로 남아 있자. 우리 그리스도의 몸으로 하나가 되자. 우리 피차 의식적으로 이런 기도를 같이 하자. 곧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과 같이 땅-서로 싸우는 나라-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우리 전쟁 나도 꼭 하나가 되자, 그렇게 절규하고 있었다.

민경배<백석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