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길 낙마 부픈 템플스테이 예산

입력 2010-12-12 21:55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낙마를 부른 템플스테이 예산은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

템플스테이란 국내 사찰에 머물며 사찰의 일상생활을 체험하는 활동이다. 정부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템플스테이를 전략적 관광 상품으로 지정해 지원해 왔다. 2008~2010년에 관련 예산이 한시적으로 편성됐고, 올해는 185억원이 지원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1년도 템플스테이 예산으로 109억원을 책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내년 예산도 올해 수준인 185억으로 재조정했다.

그러나 지난 8일 한나라당이 예결특위와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템플스테이 예산이 다시 122억5000만원으로 조정됐다. 당초 상임위 안보다 62억5000만원 삭감된 셈이다.

불교계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불교계에 템플스테이 예산을 예년 수준으로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한 상태여서 발끈하고 나섰다. 그 배경에는 현 정부 들어 불거진 여권과의 갈등이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왜 템플스테이 예산이 삭감됐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계는 템플스테이를 국책사업으로 지원하는 것은 종교편향이라는 입장이다. 템플스테이에는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산 지원은 결국 특정 종교의 포교를 정부가 후원하는 셈이라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특정 종교 포교에 국민의 세금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는 일은 온당치 않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