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한국 의류공장 임금인상 요구, 근로자 폭력시위 3명 사망
입력 2010-12-13 00:20
방글라데시에 있는 한국 의류업체 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의 폭력시위가 이틀째 이어져 3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다쳤다.
12일 방글라데시 언론과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과 다카 지역에 있는 영원무역 공장 17곳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업무를 중단했던 근로자 3만6000여명 가운데 6000여명이 벽돌과 각목 등을 들고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전날 사측과 내년 1월 적용될 임금인상 폭을 협의하다 협상이 결렬되자 공장 시설과 집기를 파괴하며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근로자 3명이 살해돼 공장 내에 유기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과격해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총알 등을 동원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영원무역 측은 “임금협상을 위해 현지에 가 있는 임원진에 따르면 현재 시위는 대부분 진압됐고 한국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임금협상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지 근로자들의 임금이 방글라데시 정부가 최근 새로 제시한 최저 임금보다 이미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아주 세밀한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만 남았다”면서 “기존 근로자들이 최저 임금 인상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장은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던 것이고 내일(13일)부터는 정상 가동되기 때문에 납품이나 생산 일정에 차질은 없다”고 덧붙였다. 시위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현지인 직원 4명이 부상을 당했으나 한국인 직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