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空洞化는 지역 공동화… 내 고장 인재 우리가 키우자” 지자체 장학회 주민 참여 봇물
입력 2010-12-12 19:14
전국 기초자치단체가 설립한 장학재단에 주민들의 크고 작은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12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강원도 인제군은 장학기금 52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사회단체와 작목반들의 행사운영 수입과 대회 시상금 기부가 이어지면서 2억5600만원이 적립되면서 1996년 장학회 설립 이후 14년 만에 처음 50억원을 넘어섰다. 참여인원은 350명으로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룬 셈이다.
인구 2만명의 ‘초미니’ 지자체인 양구군은 장학기금이 62억원을 넘어섰다. 96년 설립된 양록장학회는 주민들이 재활용품 수집 등을 통해 모은 성금을 십시일반으로 보태면서 강원도내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장학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
영월군이 운영하는 영월장학회는 60억원 돌파에 임박했다. 군은 기금 확충을 위해 지난해부터 마패를 받으면 10일 이내에 자신의 능력만큼 장학금을 내고 기부의사를 가진 다른 주민에게 이를 인계하는 방식의 ‘마패 릴레이 기부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남 강진군은 200억원에 육박하는 장학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 출범한 강진군민장학재단은 뭉칫돈이 아닌 주민과 출향인사, 독지가 등 2만 개미군단의 쌈짓돈만으로 큰 성과를 이뤘다. 기금은 지역 5개 고교에 집중 지원돼 만성적인 정원미달에 허덕이던 학교 모두가 3년 만에 정원을 꽉 채우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경남 거창군 장학회는 2015년까지 100억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정했지만 5년이나 앞당겨 이를 실현했다. 2003년 8월 설립된 하동군 장학회도 1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고, 합천군도 기금 적립액이 70억원을 넘어섰다.
충북 괴산군이 설립한 괴산군민장학회의 장학기금도 올해 50억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기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교육 공동화(空洞化)가 지역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민들의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모금 운동은 지역 향토기업과 작목반 주민, 사회·봉사단체 등 범 주민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공부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지역학생의 외지 전출을 막고 지역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인재를 키우자는 취지에서다.
지자체 관계자는 “인재양성 여부에 지역의 미래가 달렸다는 점에 주민 대부분이 뜻을 함께 하면서 기금마련 운동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