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빅4’ 빛바랜 초과 달성

입력 2010-12-12 18:42


한국 조선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량 등에서 중국에 1위를 내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더구나 드릴십(원유시추선박),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한국의 전유물이었던 고부가가치 선종에도 중국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해양플랜트 수주 확대, 친환경 선박 개발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12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11월 한국의 신규 선박 수주량은 20척으로 85척을 수주한 중국에 크게 뒤졌다. 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비교해도 한국은 55만2384CGT로 중국(138만1939CGT)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전체 수주량 역시 1087만1296CGT(425척)로 1395만5923CGT(808척)인 중국에 밀렸다. 아직 12월이 남았지만 양국 간 수주량 격차가 308만4627CGT에 달해 사실상 2년 연속 중국에 신규 수주량 1위를 내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최근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 등 기존 상선 위주에서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에도 뛰어든 상황이다. 후둥중화조선은 최근 자체 기술력으로 LNG선을 건조해 인도했으며, 코스코다롄조선은 지난 7월 심해용 드릴십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상선 부문에서는 한국의 기술력을 거의 따라잡은 만큼 이제 해양플랜트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아직 우위에 있는 해양플랜트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 수주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 ‘빅4’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는 올해 해양플랜트 시황 회복 등에 힘입어 모두 100억 달러 수주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달 대형 드릴십 2척(총 10억8000만 달러)을 수주하며 올 수주 목표인 80억 달러를 돌파했고 현재 91억 달러를 수주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8일 드릴십 1척과 반잠수식 시추선 1척(총 10억8000만 달러)을 수주해 올해 수주액이 연간 목표(100억 달러)를 눈앞에 둔 99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은 “미국 멕시코만 원유유출 이후 심해 시추설비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서도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수주에 성공했다”면서 “앞으로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수주행진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와 함께 미래성장동력인 친환경 선박, 신시장 개척 등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