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37분간 감세연장 반대 연설… 美 샌더스 상원의원, 텅 빈 의사당서 물만 마시며 강행

입력 2010-12-12 18:35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타협해 논란 중인 고소득층 등에 대한 감세연장안에 반대하면서 텅 빈 의사당에서 무려 8시간37분간 연설을 했다.

올해 69세인 샌더스 의원은 10일(현지시간) 오전 10시30분부터 연설을 시작해 한 번도 쉬지 않고 물만 마시며 연설을 계속했다. 그는 “모든 계층에 대한 감세연장은 최선의 방안이 아니다”면서 “해당 법안이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연설이 8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의석에 있던 의원들 대부분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보좌관과 입법서기, 보안요원, 방청석 방문객들만 남아 그의 연설을 들었다. 샌더스 의원은 오후엔 단상에 몸을 기댄 채 연설을 계속했다. 의석은 비었지만, 그날 하루에만 그의 트위터 계정에는 4000여명이 팔로워로 등록했다. 또 연설을 온라인으로 보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상원 웹사이트 서버가 다운됐고 의원 사무실엔 격려전화가 폭주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연설을 마치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그는 기자들에게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가 아니라 감세연장보다 더 나은 방안을 찾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은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이 1957년 민권법 통과를 반대하면서 24시간18분을 연설한 것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