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바닥 심상찮은 서울·수도권 ‘집값’ 3주새 수천만원 급등
입력 2010-12-12 18:24
수도권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다.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주택시장의 회복 패턴”으로 진단하는 가운데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정부는 시장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급매물 ‘뚝’…재건축시장 ‘후끈’=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뚝 끊겼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89㎡)는 지난달 말까지 6억7000만∼6억9000만원에 나왔던 급매물이 모두 소진됐다. 이달 들어서는 3000만원 가까이 오른 7억∼7억3000만원대 매물이 남아 있는 상태다. 강북 지역 상계동 일대도 불과 2∼3주 사이 호가만 2000만∼4000만원 뛰면서 급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인근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매수자 우위였던 시장이 이달 들어 매도자 우위로 바뀌는 분위기”라며 “집주인들이 매도를 보류하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가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집값 상승의 진앙은 강남 재건축시장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12. 3∼10)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은 0.33%로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0.04%)의 8배를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는 제2롯데월드 건설과 잠실유도정비구역 개발안에 대한 발표 기대감으로 가격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신천동 진주아파트(155㎡)는 1주일 사이 5000만원이나 오른 11억5000만∼12억원을 형성하고 있고, 가락시영 2차(33㎡)도 4억5500만∼4억6500만원으로 2700만원이나 올랐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지난달부터 10억∼20억대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재건축 시장뿐 아니라 향후 일반 실수요 거래시장으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초 집값 강세” vs “가격 안정기조 유지”=전문가들은 최근의 주택거래량 증가 요인으로 전셋값 상승과 집값 하락에 따른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 증가로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다 부동산 바닥론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재건축 아파트를 선점하는 분위기가 더해지고 있다는 것. 닥터아파트 김주철 팀장은 “내년 초까지 전세난이 이어지고 내년도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향후 상황을 고려하면 가격 오름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상승폭은 더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도 현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국토부 주택토지실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과 거래량 증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 전반적인 시장 여건이 가격상승 압박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급등락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과열 조짐을 보이는 일부 재건축 시장 등을 중심으로 추이를 체크하면서 가격 안정을 위한 시장 관리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