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교수 ‘北에 관한 5가지 오해’ WP에 기고
입력 2010-12-12 18:19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빅터 차 미 조지타운대 교수가 10일자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북한에 관한 5가지 오해(Five myths about North Korea)’를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그는 많은 미국인이 북한과 그곳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사람들은 미쳤다=차 교수는 “북한 사람들이 이상할지는 모르지만 미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경험한 북한 외교관들은 “현명할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산 포도주를 좋아하고 이성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게임에서 잃을 게 별로 없으면 모험을 시도하는 것처럼, 그들의 벼랑 끝 전술은 위험하지만 북한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너무 어리다=그는 “권력 승계가 실패한다면 어린 나이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정권이 생존을 위한 개혁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 교수는 “김일성은 36세(1948년)에 권력을 잡았고, 김정일도 30대 후반에 후계자로 지명되는 등 40∼50년 통치를 염두에 두고 지도자를 선택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협상이 해결책이다=북한은 오직 “지원을 받기 위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결국은 합의를 깬다”면서 “협상이 위기를 방지할 수는 있지만 일시적 수단”이라고 봤다.
미국이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계속 협상에 나서는 건 군사적 대응을 할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져 수십만명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점, 중국의 지원 없이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게 어렵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열쇠다=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이데올로기, 외교전략 등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게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차 교수는 “중국은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경우 엄청난 피난민들이 국경을 넘어오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중국이 북한을 끌어내는 데 지렛대가 될 수 있지만, 적극 나서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통일이 ‘너무 위험하다’에서 ‘장기적으로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세 등을 언급한 뒤 일본 러시아 등도 통일보다 현재의 방식이 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