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영주권으로 카지노 들락날락… 회사대표 등 900억대 도박
입력 2010-12-12 18:00
경찰청 외사국은 12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려는 내국인에게 외국영주권을 위조해준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김모(61)씨 등 카지노 에이전트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다른 에이전트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미국으로 달아난 위조책 이모(51)씨 등 2명은 미국 이민국에 송환을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8월까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출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온두라스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 영주권을 위조해준 혐의다. 조사 결과 에이전트들은 카지노 측과 고객이 잃은 돈의 10%를 수수료로 받기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가짜 영주권으로 카지노에 입장해 도박을 한 안모(38)씨 등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10개월간 카지노에서 칩으로 교환해 도박에 쓴 돈은 913억원에 달했다. 이들 중 1명은 270억원을 칩으로 바꿔가기도 했다. 이들의 직업은 건설사 대표, 은행원, 의사, 주부 등으로 다양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위조 영주권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카지노 출입자 54명이 더 발견됨에 따라 위조 여부를 확인해 추가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외교통상부에 제출된 온두라스 위조 영주권에 주한 온두라스 대사의 확인서가 첨부된 점을 주목해 대사관 관계자의 연루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중남미 국가 거주여권 발급신청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의심한 외교부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