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스더 홀사모선교회 대표 “정성어린 손길에사역으로 보답해야죠”
입력 2010-12-12 17:50
“이제 막 개척예배를 드린 목사입니다. 저처럼 열정 하나로 목회의 일선에서 사역하다 먼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떠난 남편을 생각하며 홀로 복음의 사역을 감당하실 홀사모님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자신들의 정체성마저 모호한 가운데 막막한 삶을 이어가지나 않을까요. 미약하지만 개척예배 헌금 전액을 선교회에 전달하는 것으로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최근 홀사모선교회 대표 이에스더(64·사진·요나3일영성원 원장) 목사가 받은 한통의 전화 내용이다. 이 목사는 통화하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이제 막 교회를 개척했다면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울 텐데…”란 마음이 들자, 성금을 되돌리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의 사랑과 긍휼의 마음을 감사히 받아들였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선교회에는 홀사모들을 위한 귀한 정성들이 답지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한 교회에서는 해외 선교사들을 돕기 위해 손수 재배한 호박과 가시오가피 등으로 만든 건강음료를 홀사모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차로 실어왔다. 가끔 적잖은 금액을 보내오거나, 1만원권 지폐 한 장과 절절한 마음의 글을 담아 봉투에 넣어 보내는 이도 있다. 이 목사는 “무엇보다 홀사모 자녀들의 직장을 알선해 주겠다며 연락해 올 때는 나의 일보다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 목사가 홀사모 사역에 힘쓰는 것은 누구보다 그들의 애환을 잘 알기 때문이다. 1982년 남편 장경환 목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어린 4남매를 힘들게 키운 이 목사는 90년대 초부터 같은 처지에 놓인 홀사모 돕기에 나섰다. ‘홀로 남은 목사의 아내’라는 뜻으로 ‘홀사모’라는 명칭도 만들었다. 이후 94년 대구에 홀사모수양관을 짓고, 4년 뒤 서울 양재동 횃불회관에서 홀사모 전진대회를 열면서 공식적으로 홀사모선교회를 창립했다.
이 목사는 “남편의 생전 목회 동반자로서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일하다 얻은 병으로 고통받는 홀사모, 경제적 문제로 생계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가정을 책임지는 홀사모들이 곳곳에 참 많이 있다”며 “대책 없이 남겨진 연약한 홀사모와 자녀들을 돕기 위한 일을 결코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02-391-3591).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