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北 사이트에 잇단 사이버테러…北, 국제압박 커지자 해커부대 동원한듯

입력 2010-12-11 00:54

북한 정보를 다루는 해외 인터넷 웹사이트들이 최근 잇따라 사이버 테러를 당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 정보 사이트로 정평이 난 ‘노스 코리아 이코노미 워치’가 지난 5일 해킹을 당해 사흘간 운영을 못했고, 7일에는 북한전문 블로그인 ‘북한뉴스(NKnews.org)’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받아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노스 코리아 이코노미 워치는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분석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호화저택 등 비밀시설을 찾아내 공개한 바 있다.

이 사이트 운영자인 커티스 멜빈은 RFA에 “지난 6개월간 3건의 사이버 공격을 당했고, 악성 바이러스가 숨겨 있는 전자우편도 자주 받았다”며 “미국 내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기자나 전문가 상당수가 비슷한 바이러스 메일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전자우편은 주로 ‘당신이 제공하는 북한의 정보를 잘 보고 있다’ 또는 ‘북한 문제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수신자가 전자우편을 확인하거나 이에 첨부된 파일을 여는 즉시 컴퓨터가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컴퓨터에 담긴 정보가 빠져나가는 해킹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테러를 저지른 주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북한이 배후로 추정되는 사이버 테러가 빈발하고 있고, 공격을 당한 사이트 혹은 피해자 대부분이 반(反) 북한성향을 띠었다는 점에서 북한 해커 부대 등의 소행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천안함 침몰 및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이 심해지자 이에 대한 반발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0월말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1000명에 가까운 해커부대를 양성하고 있으며, 북한 각지와 중국에 여러 개의 해킹기지가 마련돼 있다고 보고했었다. 북한 해커부대는 정보수집 외에도 각종 사회혼란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