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美 외교전문… “北, 미얀마 핵개발 지원”
입력 2010-12-10 18:16
북한이 비밀리에 미얀마의 핵개발을 지원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에 의해 공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얀마 정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정보원이 “미얀마가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으며 북한의 협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9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위키리크스로부터 입수한 지난해 8월 7일자 미 외교전문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 정보원은 미얀마 핵개발에서 러시아는 ‘소프트웨어와 교육·훈련’을 맡고 북한은 ‘하드웨어’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얀마 육군참모총장인 투라 슈웨 만 장군이 2008년 11월 북한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고 있는 미얀마로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10일자 외교 전문은 이 정보원이 “이전에 내가 한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 미얀마와 북한의 대화는 단지 탐색 단계일 뿐”이라며 “북한 강남호가 미얀마로 향하다 회항한 사건 이후로는 모든 것이 보류된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 다른 외교전문에는 북한 기술자들이 미얀마에서 핵시설로 의심되는 지하시설 건설과 미사일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2004년 8월 27일자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북서쪽으로 480㎞ 떨어진 마궤 지역의 한 언덕에서 약 150m 깊이의 지하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현장이 목격됐다.
익명의 목격자는 북한 기술자들로 보이는 300여명이 미얀마인들의 도움을 받아 현장 내부를 강화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작업을 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전문은 북한 기술자 인원이 300명가량이나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2004년 1월 20일자 외교전문은 해외에 거주하는 한 사업가를 인용, 마궤 지역에서 원자로 1기가 건설 중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 사업가는 현지 주민들로부터 거대한 강철봉을 실은 선박이 거의 매주 도착하며 이 강철봉이 ‘공장 건설’에 쓰인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