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남북, ‘연평도 포격 사건’ 놓고 러시아 동시 접촉
입력 2010-12-11 00:58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동북아 정세가 얼어붙은 가운데 남북이 다음 주 러시아 끌어안기에 나선다.
외교통상부는 10일 북핵 6자회담의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위 본부장은 오는 15일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부 차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위 본부장이 러시아 측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의 결과를 설명한 뒤 북한의 연평도 도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에 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러시아와 협조를 다져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 본부장은 러시아에 다녀온 뒤 16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방한하는 성김 미국 6자회담 특사와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북한도 다음 주 박의춘 외무상을 러시아에 보낸다. 연평도 사건 이후 한·미·일의 외교 공세가 거세졌으나 이에 맞설 북·중·러의 전통적 협력관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연평도 사건 당시 공식 입장을 통해 북한을 비난했었다. 박 외무상은 10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과 한국이 적대적이고 대립을 일삼는 정책을 멈출 때까지 한반도에서 결코 긴장이 제거될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핵 역량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에 변함이 없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북·중 관계는 공고한 모양새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매체들은 이날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전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다이 국무위원과 김 위원장 면담 사실을 전하면서 양측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로 중요한 공동의 인식에 도달했다고 소개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다이 국무위원이 귀국하는 대로 김 위원장과의 면담 결과에 대해 중국 측으로부터 사후설명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엄기영 기자,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