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적한 이승엽, “2011년 홈런 30개… 100타점 목표”

입력 2010-12-10 18:10

“내년에 홈런 30개에 100타점 이상을 올려 화려하게 부활하겠습니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로 자리를 옮긴 이승엽이 10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지난 2일 이승엽과 1년간 연봉 1억5000만엔에 계약했다고 발표한 오릭스 구단은 일본에서의 입단식에 앞서 한국 야구의 간판스타인 이승엽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한국에서 먼저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입단식에는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구단 운영본부장과 매리연 로버트슨 구단 고문이 동석했다.

이승엽은 먼저 “수년 동안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선택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면서 “이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2년 계약이지만 몸을 잘 만들어서 아직까지 플레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엽은 사실상 방출된 전 소속팀 요미우리에도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승엽은 “5년간 뛰었던 요미우리 구단에도 감사드린다”면서도 “하지만 내년에는 그간 나를 2군에 계속 둔 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걸 몸으로 보여주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구단의 기대도 컸다. 무라야마 본부장은 “이승엽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인간성 등에 반해 계약했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이승엽이 오릭스에 입단해 굉장히 기분이 좋다. 이승엽은 설명이 필요 없는 좋은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로버트슨 고문도 “오늘 한국에서 입단 기자회견 때문에 뉴욕에서 날아왔다”면서 “이승엽이 시장에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꼭 잡으라고 실무자에게 말했다. 내년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칠 것으로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지난 2004년 지바 롯데를 통해 일본에 진출했다. 이승엽은 이후 200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올해까지 7년 통산 타율 0.267을 때리고 144홈런에 388타점을 기록했다. 요미우리로 옮긴 첫해 타율 0.323을 때리고 홈런 41방을 쏘아 올리며 108타점을 수확해 4년간 30억엔에 달하는 대박 계약을 터뜨렸던 이승엽은 그러나 이후 왼쪽 무릎과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급기야 올해에는 2군을 전전하다 타율 0.163, 홈런 5개, 타점 11개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