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 “짠물 농구 진수 보여주마”

입력 2010-12-11 01:02

광저우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원주 동부의 상승세가 무섭다. 개막 전만 해도 확실한 우승후보로 꼽히지 못했고, 팀의 기둥 김주성(31·2m05)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된 이후에는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중위권으로 밀려났었다.

동부는 하지만 10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89대 64로 크게 이겼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가진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전자랜드(13승4패)에 1경기 뒤진 공동 2위(12승5패)에 올랐고 올 시즌 가장 먼저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한 팀이 됐다. 또한 동부는 홈 경기 7연승을 내달리며 이번 시즌 홈 경기 8승1패를 기록했다.

동부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은 김주성이라는 팀의 대들보가 복귀한 점이 가장 크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김주성 복귀와 함께 가공할만한 ‘짠물 수비’가 살아났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26·1m97)이 버티는 장신 포워드 라인에 새 외국인 선수 벤슨도 키가 2m7나 돼 높이에서 상대를 압도한다. 이에 따라 경기당 블록슛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이렇다보니 상대가 골밑을 파고들 엄두를 내지 못해 주로 외곽 슛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부가 내주는 점수는 그야 말로 ‘짠물’이다. 동부는 올해 평균 실점이 67.2점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최소 실점을 기록한 모비스가 73.9점, 2008∼2009시즌에는 동부의 79.2점이 최소 실점이었다. 한 쿼터에 상대 득점을 10점 미만으로 막은 적도 5번이나 된다. 8일 모비스를 상대로도 2쿼터에 7점만 내줬고 10월30일 서울 SK, 11월28일 부산 KT와 경기에서는 한 쿼터에 상대 득점을 단 4점으로 틀어막기도 했다. 결국 동부를 만난 상대는 외곽슛이 터져줘야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부의 공격력도 만만치 않다. 이길 때마다 대승을 거둔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김주성, 윤호영, 벤슨, 빅터 토마스에 김봉수까지 높이와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 수비에서 유리하다”면서 “선수들에게 평소 백코트를 빨리해서 상대에게 슛을 할 수 있는 찬스를 내주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에서는 한국인삼공사가 서울 SK를 77대 64로 물리치고 5승12패(공동 8위)를 기록했다. 인삼공사는 사이먼이 23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신인 이정현도 15점을 보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